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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9회 작성일 26-09-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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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제식 교육 언젠가부터 로스쿨 실무수습생을 지도할 기회가 많아졌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1년에 네 차례에 걸쳐 로스쿨 실무수습생을 받아 교육한다. 어느 기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맡은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면서 별도의 보상 없이 지도까지 떠맡는 구조다 보니, 지도관은 피하고 싶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지도관이 되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필자에게 그 기회가 많이 돌아왔다. 벌써 지도한 학생이 두 자릿수가 되었다. 실무 경험은 학교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실제 사건에서는 법리보다 사실인정이 중요한 경우가 많고, 어떤 증거로 어떤 사실을 입증할 것인지는 오로지 실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진행 중인 사건의 검토 및 서면 작성, 법정 동행, 상담 참관, 서면상담 작성 등을 시키고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교육해 왔다. 이렇게 숙련된 사람이 실제 일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양식과 판단 과정을 모방하며, 피드백과 반복을 거쳐 업무를 배우는 방식을 도제식 교육이라 불렀다. 이러한 도제식 교육 방식은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과 스타일에 따라 교육 방식이나 내용이 크게 좌우되기에 체계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단.이 있음에도 더 나은 방법이 없어 실무에서도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A라는 수습생 실무수습생 교육은 통상 지도관 한 명이 한 번에 한 명을 지도하는 구조다. 그래서 여러 해에 걸쳐 학생들을 겪다 보면 기량 차이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지도 당시를 기준으로 가장 뛰어났던 학생은 가칭 A였다. A는 과제를 해오는 시간이 굉장히 빨랐고, 글의 양도 굉장히 많아 필자가 피드백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글의 형식이나 내용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모바일 야마토노하우 피드백을 받고, 다시 수정본을 가져오는 과정도 굉장히 빨랐다. A가 찾아낸 하급심 판결 덕분에 '상가 화장실이 상가 임대차의 존속에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을 이끌어내어 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하였다. 고깃집에서의 고백 몇 년 후, 법원의 로클럭이 된 A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느 고깃집에서 마주 앉은 A는 당시 필자가 부여한 검토보고서 과제가 로클럭이 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물론 밥은 필자가 샀다). 필자도 A를 칭찬하며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그렇게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할 수 있었느냐고 했다. A의 답은 뜻밖이었다. "사실 그때 AI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A를 지도하던 시기는 AI가 대중화되기 전이었으므로 필자는 그 가능성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 남은 것은 배신감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질문이었다. 필자가 A를 가장 뛰어난 수습생으로 평가한 근거는 속도와 분량이었는데, 그 근거 자체가 도구의 산물이었다면 필자는 대체 무엇을 평가한 것인가. 물론 도구를 남보다 먼저, 남보다 잘 쓴 것도 분명한 실력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속도와 분량을 기량의 지표로 삼은 필자의 기준이 잘못되었던 것은 아닌가. 그리고 필자가 그토록 공들여 첨삭한 그 글은, 누구의 글이었나. AI의 시대 지금 수습생들은 대부분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미 상당수의 로스쿨에서도 법률 AI와 제휴를 맺어 로스쿨생들도 비용을 들이지 않고 법률 AI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AI는 특유의 어투가 있다. 필자도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다 보니 필자가 쓰는 AI의 어투로 쓴 글을 보면, 그 AI가 썼구나 짐작하기도 한다 모바일 손오공게임 예시 . 심지어, 필자가 내준 과제를 국내 법률 AI 서비스에 그대로 입력해 보면, 제출된 과제와 AI 답변의 문장까지 동일한 경우도 있었다. 예전에는 법무법인 블로그에 올라온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고역이었다면, 이제는 AI가 만들어 낸 환각이나 초。이 어긋난 서술을 걸러 내는 것이 고역이다. 필자가 지도해야 할 대상은 학생이지 AI가 아니다. 그리고 AI는 어느 순간 필자의 사고력을 넘어설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학생이 AI에게 물어 만들어 온 답변에 필자가 다시 답을 달아 주는 이 과정이 과연 그 학생을 지도하는 올바른 길인지, 적지 않은 업무를 안고 있는 처지에서 이 일이 어떤 효용을 갖는지 돌아보게 된다. 시장은 이미 답했다 실제로 많은 로펌이 초년차 변호사를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 대신 AI를 통한 시간·비용의 절감을 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초년차 변호사가 AI 이상의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하는 이상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다. 개별 사무소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법조 전체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주니어 시절의 지루한 반복 노동이 필요한데, AI는 바로 그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를 걷어내고 있다. 20년 뒤, AI가 내놓은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시니어는 누가 길러내는가. 각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모여 전체로는 손실이 되는 구성의 오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AI시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결론을 먼저 말하면 필자에게 완결된 답은 없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도박 과거에는 실무 양식을 익히는 관찰과 반복에 따른 '생산'이 교육에 중요한 과제였다면, 이제는 산출물이 옳은지 그른지 찾아내는 '검증'이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AI가 만든 답변에 존재하는 사실관계의 오류를 찾아내는 것,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걸러내는 것, 인용한 판례가 실제 사안과 같은 취지인지 원문을 확인하는 것, 그럴듯하게 쓰였지만 정작 핵심 쟁.을 놓친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바로 검증의 능력이다. AI가 만든 서면의 오류를 걸러내지 못한 책임은 결국 그 서면에 이름을 올린 변호사가 진다. 성실의무는 도구가 바뀌었다고 하여 면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심하는 법, 확인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오늘의 도제가 배워야 할 기술이다. 사실은 검색되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 두서없는 이야기 속에서 요건 사실을 끌어내고, 불분명한 걸 되묻고, 이면에 감추어진 의도까지 밝혀내는 일은 프롬프트로 대체되지 않는다. 사실은 검색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실무수습이 여전히 줄 수 있는, 그리고 앞으로 더 귀해질 경험일 것이다. 변호사시험 합격 후에도 일정 기간의 법률사무 종사와 연수를 거치도록 한 취지 역시, 법정과 의뢰인 앞에 홀로 서기 전에 사람에게서 배우라는 데 있었을 것이다. 취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AI의 등장이 도제식 교육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가르쳐야 할 내용은 달라져야 한다. AI를 쓰지 못하게 하는 교육도 답이 아니다. 그렇다고 AI가 만들어 온 결과물을 지도관이 대신 고쳐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스스로 생각하고, AI를 활용하고, 다시 그 결과를 의심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 어쩌면 AI 시대의 도제식 교육은 그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윤인권 변호사(법률구조공단) 니라 다른 종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