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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19회 작성일 26-09-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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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룩주룩 양조장을 이끄는 김항욱·한빛찬·박영건 대표(왼쪽부터)가 지난 9일 강원 강릉 양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시 ‘넥스트로컬’ 3기 참여…대학 동기, 5년 전 의기투합
“강릉 오는 참석자들과 경험 나눠…정착지 애정 갖고 도전을”
“강릉 구름신님, 총성은 멎고 대화의 문을, 작은 친절이 연쇄반응을, 혐오보다는 배려와 이해를 비나이다.”
강원 강릉 성남동 ‘주룩주룩 양조장’ 매장에서 구매 고객에게 건네는 ‘세계평화’ 부적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건강·연애·학업·재물·직장생활·반려동물·육아 등 부적 종류도 다양하다. 2022년 5월 중앙시장 인근 .집 골목에 문을 연 주룩주룩 양조장은 거리 특색을 살려 ‘강릉 구름신’을 모시는 세계관을 내세우고 있다. 신당 콘셉트의 매장에 들어서면 구름신 병풍과 제단이 눈에 띈다.
박영건(31)·김항욱(32)·한빛찬(32) 공동대표(넥스트로컬 3기)는 이곳에서 함께 막걸리를 빚고 있다. 서울에서 대학 동기로 만난 세 사람에게 강릉은 어느덧 삶의 터전이 됐다. 지난 9일 만난 박 대표는 “처음부터 강릉에서 막걸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면서도 “이제는 강릉을 대표하는 술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셋의 여정은 호텔관광대학 4학년 재학 시절로 거슬러간다. 술을 공부하던 박 대표가 김 대표와 한 대표에게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응모해 ‘떠먹는 막걸리’ 아이템을 구체화했고 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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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행을 떠올린 건 2021년 서울시의 지역연계형 청년 창업지원 사업 ‘넥스트로컬’에 참여하면서다. 넥스트로컬은 서울 청년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역 자원 조사와 사업화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선택지 가운데 강릉을 골랐다. 강릉은 한 대표 고향이고, 세 사람 모두 바다를 좋아했다. 대전 출신인 박 대표와 서울에서 자란 김 대표도 주저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관광도시인 만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해 술을 만들어보자는 구상을 사업 계획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해 강릉으로 이주했다. 지역 자원 조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단계였다.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게 넥스트로컬 지원금은 든든한 밑천이 됐다. 발품을 팔아 쌀을 비롯한 지역 재료를 구하고 이듬해 가게도 마련했다. 처음에는 한 공간에서 떠먹는 막걸리를 만들어 팔았다. 박 대표는 “매출이 없을 때도 우리가 만든 막걸리를 선보인다는 보람으로 버텼다”며 “넥스트로컬에서 연결해주는 행사에 참여해 제품을 알리고, 판매 수익도 내면서 힘든 시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2년 전에는 매장에서 차로 5분가량 떨어진 곳에 양조장을 별도로 열었다. 마시는 막걸리를 본격적으로 낸 것도 이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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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6도·12도 막걸리와 함께 ‘커피도시’ 강릉과 어울리는 커피막걸리, 코코넛·파인애플을 활용한 코코파인막걸리를 판매한다. ‘구름신 커피막걸리 7도’와 ‘강릉 구름신 막걸리 12도’는 올해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술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떠먹는 막걸리는 더 나은 제품을 위해 생산을 멈춘 상태다.
이들은 강릉에서 나는 재료를 쓴다는 .과 접근성을 주룩주룩 양조장의 강.으로 꼽는다. 김 대표는 “술을 잘 못 드시는 분들도 즐길 수 있는 술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룩주룩 양조장은 프로축구 강원FC와 스폰서십을 맺는 등 강릉 안에서 연결고리를 늘려가고 있다. 넥스트로컬과의 인연도 1년여간 정식 지원이 끝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백화. 강남。에서 열린 넥스트로컬 팝업스토어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행사 참가 등 제안을 계속 받고 있고, 새로 강릉에 오는 참여자들과 기존 기수가 만나는 자리에서 경험도 나누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역 창업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순히 지원을 받기 위해 지역을 선택하기보다 그 지역에 어떤 자원이 있고 시장에서 무엇이 통할지 진정성 있게 조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수도권보다 경쟁이 덜하면서도 매력적인 지역 자원을 찾을 수 있는 만큼,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끝까지 해나간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지요.”
양조장 한쪽 벽에는 ‘강릉을 대표하는 술, 우리가 책임지고 완성하자’라는 사훈이 걸려 있었다. 세 대표는 “강릉 하면 주룩주룩 양조장과 우리 술을 이야기하는 때가 올 때까지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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