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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7회 작성일 26-08-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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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 75%를 확보하지 못한 사업장은 행정절차가 빨라져도 사업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동의율 기준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제도 변화가 실제 사업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 구역 지정 전부터 조합 준비…365일→120일
26일 정비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부터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정비사업 조합설립 공정촉진 절차 개선안'을 시행하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시작하던 일부 조합설립 업무를 추진위원회 단계로 앞당기는 게 골자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까지 걸리는 표준 처리기간을 기존 365일에서 120일로 줄일 계획이다. 약 245일, 8개월가량 단축되는 셈이다.
기존에는 정비구역 지정 이후 조합설립을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관을 만들고 조합 임원을 정한 뒤 토지등소유자에게 추정분담금을 알리고 이의신청을 받았다. 이후 창립총회를 거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는 식이다.
각 단계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미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높은 곳도 행정절차를 기다려야 했다.
서울시 조합설립 공정촉진 절차 개선안.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서 75% 이상 동의를 확보하면 조합설립 관련 업무를 병행할 수 있어 표준 처리기간이 기존 365일에서 120일로 단축된다. / 그래픽=시사저널e
앞으로는 달라진다. 추진위 단계에서 조합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를 미리 확보했다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정관 작성과 임원 선정 등 조합설립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구역 지정 이후 하던 일을 앞 단계와 겹쳐 진행하는 방식이다.
추정분담금 관련 절차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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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구역 지정 이후 추정분담금을 통지하고 이의신청을 받는 데 60일 이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이를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진행하는 주민공람과 함께 실시해 30일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창립총회 준비 역시 관련 절차와 병행할 수 있다.
서울시가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싣는 건 주택 공급과 직결돼 있어서다. 시는 정비사업 기간을 줄여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민들의 추진 의지가 이미 확인된 사업장의 행정 대기시간부터 줄여 공급 시。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붙는다. 서울시가 제시한 '245일 단축'은 주민 동의를 모으는 기간까지 줄여주는 제도가 아니다.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을 이미 확보한 사업장이 행정절차를 빠르게 밟을 수 있도록 만든 제도에 가깝다.
◇ 행정은 빨라졌지만…현장은 '75% 동의'가 더 어렵다
재개발 사업장의 체감 속도가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재개발 조합을 만들려면 토지등소유자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 개선안 역시 추진위 단계에서 이 요건을 충족한 곳을 대상으로 구역 지정 전 조합설립 업무를 병행하도록 했다.
결국 75%를 넘지 못한 곳은 조합설립 행정절차를 아무리 줄여도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특히 재개발은 재건축보다 이해관계자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 아파트 단지가 중심인 재건축과 달리 다세대·다가구주택과 단독주택, 상가, 토지 등이 섞여 있다. 소유자의 자산 형태와 이해관계도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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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담금이나 사업성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면 막판 동의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실제 서울 재개발 현장에서는 조합설립 동의율 75%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이 정체된 곳이 적지 않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 전농13구역은 71%, 영등포구 당산1구역은 70% 수준의 동의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대문구 휘경5구역은 67%, 용두동 39-361 일대는 64.9%, 성북구 종암8구역은 64%가량이다. 이들 사업장은 현행 기준상 조합설립을 위해 추가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숫자로 보면 70%와 75%의 차이는 5% 포인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마지막 구간을 채우기가 가장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 대부분이 동의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추가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반대하거나 분담금 증가를 우려하는 소유자, 연락이 닿지 않는 소유자 등을 설득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동의율이 60~70%까지 올라온 사업장은 이미 사업에 적극적인 소유자들의 동의를 상당 부분 받은 상태"라며 "이후에는 분담금을 우려하거나 사업에 반대하는 소유자, 연락이 닿지 않는 소유자 등을 추가로 설득해야 해 마지막 몇 %를 채우는 데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정부는 75%→70%…법 바뀌면 수혜 넓어진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의식해 조합설립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재개발 조합설립에 필요한 토지등소유자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현재 70%인 재건축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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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면적 50% 이상 동의 요건은 유지한다.
정부는 조합설립뿐 아니라 정비사업 전반의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 토지등소유자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는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줄이고 시공사 입찰에 한 곳만 참여했을 때 반복되는 재입찰 절차도 간소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정비사업의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안. / 그래픽=시사저널e
서울시의 행정절차 단축과 정부의 동의율 완화가 함께 시행되면 초기 재개발 사업장의 체감 효과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70% 안팎에서 동의율 확보가 멈춘 사업장이라면 조합설립 문턱 자체를 넘을 수 있고, 이후 서울시가 단축한 절차를 활용해 조합설립까지 속도를 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은 현행 75% 기준이 적용된다. 정부 방안은 도시정비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법 개정 전까지는 기존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70% 안팎에서 동의율이 정체된 사업장들은 당분간 추가 동의 확보에 나서야 한다.
동의율이 70%로 낮아진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조합을 설립한 뒤에는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 등을 거쳐야 한다. 최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추가분담금과 사업성 악화, 이주비 조달 등도 사업 속도를 늦추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서울시가 행정절차를 병행하도록 한 것은 사업 기간을 줄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재개발은 결국 주민 동의를 얼마나 빨리 모으느냐가 초기 사업 속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의율 기준 완화가 실제 시행돼야 현재 60~70%대에서 정체된 사업장들도 절차 단축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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