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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5회 작성일 26-09-0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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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으로 820조9000억원을 내놨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 김종철
정부가 내놓는 예산서는 숫자가 빼곡하다. 책자로 수십여 권에 수천여 페이지에 이른다. 하지만 그 숫자들은 결국 우리 누군가에게, 우리 생활 어디에든 영향을 미친다. 1일 정부가 확정한 2027년도 예산안은 820조 9000억 원이다. 이들 가운데, 우리 일상과 맞닿은 대목들을 이야기로 풀어봤다. 등장하는 인물은 예산안을 토대로 만든 가상의 인물이며, 제도 내용과 금액 역시 모두 정부안 기준이다. 앞으로 국회 심의를 거치며 달라질 수도 있다.
장면 1. 스물일곱, 이력서에 쓸 게 생겼다
수도권 4년제 대학 4학년 A씨. 그동안 이력서 경력란은 늘 비어 있었다. 하지만 2027년부터는 다르다. 정부가 '인턴학기'를 새로 도입해 학기 중에 산업현장을 경험하고, 학.과 경력으로 인정한다. 대상은 대학생 6만 명, 예산 4650억 원. 졸업 전에 '첫 경력'을 만들어 나오라는 취지다.
취업을 미룬 청년에게는 다른 문이 열린다. 인재양성 부트캠프 인원이 1만 3000명에서 4만 5000명으로 늘고, 대기업이 주도하는 K-청년뉴딜 아카데미(4895억 원)가 새로 생긴다. 훈련 수당은 수도권 월 30만 원, 비수도권 월 50만 원으로 지방에 더 준다.
취업 경험이 아예 없어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청년을 위해서는 '청년 첫취업지원' 제도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4000억 원을 들여 16만 명 규모다. 취업에 성공하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이 따라붙는데, 1년에 최대 지원액은 36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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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900만 원은 지방·인구감소지역 몫이다. 수도권은 240만 원이다.
취업 준비 기간의 생활비가 필요하면 '청년기회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 미취업 청년이 최대 2000만 원을 빌리되 취업이나 창업 전까지는 이자를 면제받고, 이후 연 2~4% 저금리로 갚는다. 1027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장면 2. 결혼하고 아이 한 명 낳아 키우면 최대 7500만 원
C씨 부부는 2027년 하반기에 혼인신고를 한다. 통장에 100만 원이 들어온다. 기존 혼인세액공제는 세금을 내지 않는 저소득층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정부는 이 세액공제를 아예 폐지하고 현금 지급 방식의 '혼인지원금'으로 전환했다. 생애 1회로 신혼 부부당 100만 원으로 1663억 원 규모다.
출산은 더 크다. 출산·입양세액공제와 첫만남이용권, 부모급여를 통합해 '출산지원금'을 만들었다. 첫째 1000만 원, 둘째 1200만 원, 셋째 이상 1500만 원. 지방에 살면 각각 1500만·1700만·2000만 원으로 올라간다. 1년간 4회에 나눠 지급한다.
키우는 단계에서는 아동수당이 '아동기본수당'으로 바뀐다. 대상은 0~12세, 금액은 월 10~13만 원에서 월 20만 원(지방우대 30만 원)으로 두세 배 늘었다. 0~1세 아이를 가정에서 키우면 월 30만 원이 추가된다. 아이 한 명을 낳아 키울 때 받는 총액은 3690만~4298만 원에서 4940만~7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장면 3. 아이 이름으로 열리는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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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일 이후 태어난 아이에게는 '우리아이자립펀드'가 따라붙는다.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 원을 정부가 적립한다. 수익률 연 5~10%를 가정하면 만기 때 6000만~1억 원. 첫해 예산은 1465억 원이다.
사회에 나온 청년에게는 '청년미래적금'이 있다. 연소득 7500만 원 이하라는 가입 요건을 아예 없애 모든 청년이 들어올 수 있게 했다. 예산은 7000억 원에서 1조 7000억 원으로 늘었다. 대신 정부 기여금은 3단계로 나눴다. 일반형 6%, 우대형 15%, 비수도권 중소기업 재직 청년은 25%다.
정부 예산안 브리핑에서 "연봉 1억 원 청년까지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박창환 예산총괄심의관은 "1억 원 초과 청년은 전체 청년의 0.7%에 불과하다"면서 "그 0.7%를 갈라치기 위해 기준을 또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대상은 모두 지원하되 금액에서 차등을 두는 방식이다.
▲ 2027년 정부예산안 가운데 청년예산 부분.
장면 4. 주민등록등본을 AI가 대신 뗀다
가장 낯선 변화는 여기 있을지 모른다. 정부는 독자 AI 모델 개발에 4조 7000억 원을 투입한다. 최상위급 GPU 1만 장(3조 9000억 원)과 학습용 데이터(8000억 원), 해외 연구자 20명 유치(250억 원)가 포함된다. 그 위에 '모두의 AI'(2500억 원)를 올린다.
공공 AI 에이전트는 주민등록발급, KTX 예매, 여권 재발급 같은 서비스를 스스로 찾아 신청까지 해준다. 민간 에이전트는 여행 계획을 짜면서 교통수단과 숙박을 맞춤 예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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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국민 390만 명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훈련(2조 1000억 원)도 함께 간다. 초·중·고 280억 원, 대학 3000억 원, 취업·연구 1조 6000억 원, 평생학습 2000억 원이다.
장면 5.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 '0'원
2027년 지방 국립대 신입생 B씨의 등록금 고지서에는 '0원'이 찍힌다. 전국 30개 지방 국립대(의·치·약·수의대 제외)의 등록금을 전액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예산 2000억 원. 지역 특성화 사립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지역인재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1만 명 대상으로 1150억 원으로 늘었다.
학교 자체도 달라진다. 21개 지방 국립대가 석학 유치와 첨단연구에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미래인재성장자금' 7000억 원이 신설된다. 사립대 이공계 교육·연구 인프라(6000억 원)도 함께 들어간다.
장면 6. 역세권에, 방 두 개짜리 임대주택
청년 주거예산은 9조 6000억 원에서 18조 5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뛴다. 청년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7만 1000호에서 10만 6000호로 늘고, 2030년까지 45만 호를 우선 공급한다. 눈에 띄는 것은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2만 호다. 역세권 등 우수 입지에 전용 50~84㎡ 넓은 평수로 짓는다. 기존 유형보다 단가를 최대 2배 이상 잡았다. "임대주택은 외곽의 좁은 집"이라는 공식을 깨겠다는 것이다.
월세를 사는 청년은 청년월세지원 소득요건이 기준중위소득 60%에서 100%로 완화돼 최장 48개월 지원받는다. 반전세 거주자를 위한 '전월세결합보증' 대출 상품도 새로 생긴다. 내 집으로 가는 사다리 끝에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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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원 이하 비 아파트 구매 시 최대 2.1%p 우대금리를 준다. 597억 원 이차보전 예산이 잡혔다.
장면 7. 전시회도, 축구장도 되는 패스
19~20세에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었던 문화예술패스가 '청년문화예술패스'로 확대된다. 대상 19~34세, 인원 919만 명, 매년 지급. 금액은 연 10만 원(지방 15만 원)이다. 쓸 수 있는 곳도 공연·전시·영화·도서에 체육이 더해졌다. 예산은 361억 원에서 7925억 원으로 스무 배 넘게 늘었다.
대중교통비를 환급하는 '모두의 카드'는 지원 대상이 537만 명에서 955만 명으로 늘고, 13~18세 청소년 유형이 새로 생긴다. 대학 구내식당의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 지원 단가가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르고 물량도 540만 식에서 570만 식으로 늘어난다. 학생 1000원, 국가 3000원에 지방정부·학교 부담을 얹어 6000~8000원짜리 식사를 내놓겠다는 계산이다.
군 복무 청년은 복무 중 상해에 대비한 병사 단체상해보험(69억 원)에 가입되고, 전역 후 18개월간 우체국 실손보험료를 전액 지원(75억 원)받는다.
ⓒ 기획예산처
장면 8. 가게 문을 닫지 않아도 되는 이유
코로나 때 진 빚을 아직 갚고 있는 소상공인 D씨에게는 '장기연체 특별채무조정'이 열린다. 7000억 원 규모다.
그동안 고용보험 밖에 있던 소상공인에게는 육아수당(월 50만 원, 3개월)이 신설된다. 산재보험료도 50~80% 지원(1만 2000명)한다. 건강검진을 받는 동안 가게를 봐줄 대체인력 인건비를 최대 10만 원 지원하는 '건강돌봄'(200만 명 대상, 2050억 원)도 새로 생겼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상생배달앱 할인쿠폰 5000원권 2400만 장(1240억 원)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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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직업훈련을 이수한 인력이 가게를 직접 찾아가 AI·디지털 전환 컨설팅(8000건)도 해준다.
농어촌에서는 농어촌기본소득 대상 지역이 17개에서 35개로 늘어난다. 인구소멸지역 69곳의 절반 수준이다. 보조율도 국비 40%에서 50%로 올린다. 예산은 2341억 원에서 1조 1658억 원. 공익직불금은 3조 원 시대에 들어선다.
장면 9. 동네에 복합센터가 생긴다
지방에는 '국민생활편의 복합센터' 90개가 들어선다. 1조 5000억 원 규모로, 건강·문화·휴식·돌봄·창업 기능을 한 건물에 모은다. 신축 60곳에 최대 200억 원, 리모델링 30곳에 최대 100억 원을 정액 지원한다.
5극3특 권역별로는 성장엔진 산업 25개를 선정하고, 앵커기업이 지방에 1000억~30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하면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보조하는 '성장엔진특별보조금'(7000억 원)을 신설한다.
5성급 호텔이 없는 지방에는 특별융자·이차보전을 통해 3곳을 새로 짓는다. 5대 메가관광권 조성에 659억 원이 배정됐다. 노후 원도심 유휴공간 7곳(343억 원)은 청년 창작·창업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뀐다.
장면 10. 지붕 위 태양광, 도로 위 자율주행
에너지 대전환 예산은 4조 2000억 원에서 6조 6000억 원으로 늘었다. 햇빛소득마을은 700개소에서 2200개소로, 전기차 보조금은 30만 대에서 43만 대로, 히트펌프 보급은 2617대에서 1만 1619대로 늘어난다.
자율주행 실증차량은 200대에서 3000대로 15배 늘고, UAM(도심항공교통) 실기체 3대가 도입된다. 2030년 달 착륙을 위한 착륙·발사체 연구개발에 6000억 원이 들어간다.
여기까지 보여준 그림들은 어디까지나 정부안이다. 이 장면들이 실제 2027년의 하루가 될지는 앞으로 석 달간의 국회 심의에 달려 있다.
0만 원, 비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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