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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3회 작성일 26-09-0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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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여수음악제가 지난 29일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개막연주회 ‘열정의 서곡-정명훈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막을 올렸다. 커튼콜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지휘자 정명훈과 KBS교향악단. 단상 위에 선 지휘자 정명훈이 눈을 감았다. 짧고 간결한 손짓이 떨어지는 순간 팀파니가 ‘쾅’ 하고 무대를 강타했다. 금관의 날카로운 음색과 현악의 거친 움직임까지 더해지자 오케스트라 전체가 거대한 비극의 한 장면을 그려냈다. 폭발적인 에너지가 객석까지 밀려왔지만 정작 그 중심에 선 정명훈은 담담해보였다. 소리에 깊숙이 몰입한 채 필요한 순간에만 정확한 신호를 보내는 거장의 지휘에서 관객들은 눈을 떼기 어려웠다. 비가 그친 뒤 후텁지근했던 여수 밤바다의 공기를 단숨에 걷어내는 듯한 시원스러운 관현악의 울림이었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은 ‘여수음악제’가 지난 29일 오후 5시 여수시 시전동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개막연주회 ‘열정의 서곡-정명훈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막을 올렸다. 우선 공연의 문을 연 작품은 피아니스트 김세현이 협연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Op.18’이었다. 김세현의 피아노는 때로 오케스트라를 앞에서 이끄는 주인공처럼 화려하게 치고 나갔고, 때로는 수많은 악기 사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전체 음향에 깊이를 더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KBS교향악단의 앙상블이었다. 알라딘릴게임추천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음향이 악기 하나하나가 층층이 쌓이며 만들어진다는 느낌을 준다면, 이날의 소리는 각 음이 서로 녹아들며 하나의 덩어리로 움직이는 듯했다. 피아노와 현악, 관악이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맞물렸고 섬세한 서정에서 거센 절정으로 넘어가는 큰 폭의 변화마저 부드럽게 이어졌다. 김세현의 선명한 타건과 악단의 두터운 소리가 긴밀하게 주고받으며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을 밀도 있게 채웠다. 커튼콜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지휘자 정명훈과 KBS교향악단. 후반부에는 이날 하이라이트인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이 펼쳐졌다. 원작 가운데 주요 장면을 10개 악장으로 추려 들려준 무대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옮긴 작품답게 사랑의 서정과 두 가문의 갈등, 결투와 죽음이 극명하게 교차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정명훈과 인연이 깊은 레퍼토리다. 1993년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 녹음해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음반은 지금까지도 명반으로 꼽힌다. 이후에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정명훈을 대표하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명성답게 이번 공연에서도 정명훈은 절제돼 있으면서도 극적인 해석을 보여줬다. ‘몬테규가와 캐퓰릿가’에서는 타악과 첼로·더블베이스의 묵직한 저음이 두 가문의 대립을 육중하게 그려냈고, ‘소녀 줄리엣’에서는 플루트와 클라리넷 등 목관이 기민하게 움직이며 생기와 활력을 더했다. 가장 강렬했던 순간은 ‘티볼트의 죽음’이었다. 야마토3게임 팀파니와 심벌즈, 큰북이 동시에 내리꽂히며 긴장을 끌어올렸고 빠른 템포 위로 현악이 거칠게 질주했다. 이어 장례행진에서는 금관의 거친 울림과 튜바·첼로의 무거운 저음이 맞물리며 비극의 무게를 더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객석의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광주에서 연주를 듣기 위해 여수를 찾았다는 한 관객은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연주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 더 특별했다”며 “오래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밤을 선물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여수음악제는 9월 5일까지 계속된다. 30일 오후 5시 예울마루 대극장에서는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이 ‘Love Rhapsody’를 선보인다. 9월 4일 오후 7시30분에는 지휘자 백윤학과 서울페스타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인생의 회전목마’ 등 친숙한 영화음악을 들려주는 ‘Cine-Fantasy’를 펼친다. 축제의 마지막 무대에는 다시 정명훈이 오른다. 9월 5일 오후 5시 열리는 폐막연주회 ‘열 번째 심포니, 계속될 선율’에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KBS교향악단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이어 정명훈과 KBS교향악단, 음악학교 수료생들이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을 함께 연주하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한편, 지난 2017년 첫발을 뗀 여수음악제는 여수시와 KBS교향악단이 함께 마련한 지역 클래식 축제다. 수준 높은 공연을 지역 관객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음악교육을 통해 지역 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해왔다. 눈을 떼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