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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3회 작성일 26-09-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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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울란우데 역에 정차한 시베리아횡단철도
8월 28일 오전 6시 58분. 열차가 이르쿠츠크역을 출발하자 플랫폼이 천천히 뒤로 밀려났다. ‘유라시아 평화철도 광명원정대’의 마지막 목적지는 울란바토르.
이르쿠츠크에서 출발해 울란우데를 거쳐 러시아와 몽골 국경을 넘고, 다시 몽골종단철도를 따라 다음 날 오전 6시 38분 도착하는 약 24시간의 여정이다. 러시아에서 몽골까지, 두 나라를 철길로 건너는 셈이다.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마을 풍경
● 국경에서 멈춰 선 열차
열차가 이르쿠츠크를 빠져나가자 이른 아침이지만 창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시베리아의 풍경이 펼쳐졌다. 빽빽한 자작나무 숲 사이로 간간이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숲이 걷히면 드넓은 평원이 펼쳐졌고, 멀리 낮은 산자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열차가 굽이를 돌 때마다 풍경은 달라졌고,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 이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숲은 .차 옅어졌다. 울란우데에 가까워질수록 나무 대신 낮은 구릉과 넓은 초원이 차창을 채웠다. 시베리아의 숲에서 몽골의 초원으로 풍경이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몽골 국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원정대원들은 철도와 교통, 평화와 국제교류, 생태와 관광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이 되면서 객차 안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여권을 다시 확인하고 짐을 살폈다. 평소처럼 이야기를 나누던 원정대원들도 하나둘 목소리를 낮췄다.
시베리아횡단철도 열차 복도를 승무원이 지나가고 있다
마침내 열차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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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경 관계자들이 객차 안으로 들어와 여권을 확인하고 수화물 검사를 했다. 열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이어지는 심사와 기다림은 예상보다 길었다. 창밖은 。。 어두워졌고, 열차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러시아 출국심사가 끝났다. 하지만 긴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열차는 얼마 가지 않아 몽골 국경에 도착했고, 이번에는 몽골 입국심사가 이어졌다. 또다시 지루한 여권 확인과 수화물 검사가 끝나고 나서야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나라의 국경을 넘는 데 서너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시베리아횡단철도 객차 안 모습
열차가 다시 속도를 내자 객차 안에도 조금씩 평온이 찾아왔다. 새벽으로 달려가는 시간이지만 몇시간을 뜬 눈으로 보낸 탓인지 원정대원들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누군가는 책을 읽었고, 누군가는 창밖의 어둠을 바라봤다.
대학생 문채영 씨(20)는 “처음에는 이렇게 긴 시간을 어떻게 기차에서 보내나 싶었다”라며 “막상 타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다. 계속 창밖 풍경이 바뀌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말했다.
조재만 광명시 철도정책과장은 “국경에서는 철도가 아무리 잘 연결돼 있어도 결국 제도와 절차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을 실감했다”라며 “철도 연결은 선로를 잇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국가 간 협력과 운영체계까지 함께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몽골 초원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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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걷히자, 창밖으로 몽골의 초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는 낮은 언덕과 넓은 들판이 끝없이 이어졌다. 멀리 건물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울란바토르였다. 이르쿠츠크에서 출발한 지 꼬박 24시간이 흐른 뒤였다.
오전 6시 38분, 마침내 열차가 울란바토르역에 도착했다. 긴 여정에 지친 표정 속에서도 원정대원들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새로운 도시를 만난 기대감이 묻어났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직접 타보니 유라시아 철도가 단순히 거대한 철길이 아니라 사람과 나라를 연결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언젠가 이 철길이 한반도까지 이어진다면 광명역도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몽골의 사막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광명시 제공
● 철길 다음에 만난 또 하나의 연결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원정대는 다음 날 오전 울란바토르 외곽에 있는 ‘수원의 숲’을 찾았다. 수원의 숲은 시민들이 몽골의 사막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랜 시간 나무를 심고 가꿔온 대표적인 산림 협력 사례다.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 듬성듬성 자리 잡은 키 작은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원정대원들은 현지 관리인으로부터 숲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직접 양동이에 물을 퍼 나르고 나무에 물을 주며 산림의 소중함을 체감했다. 광명시도 시민들이 함께 만들고 가꿀 수 있는 숲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승원 광명시장과 유라시아 평화레일 광명원정대가 몽골의 사막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무에 물을 주는 행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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