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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9회 작성일 26-09-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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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허깅페이스를 분석하는 정원훈의 AI 트렌드입니다. 2주 전 이 칼럼이 '작아진 정상'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주는 한 걸음 더 나갑니다. 작아지는 것도 모자라, 아예 말을 하지 않는 모델이 정상에 섰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15일입니다. 챗GPT의 전신이 된 인스트럭트GPT(InstructGPT) 논문의 공저자 디오구 알메이다(Diogo Almeida)가 세운 미국 스타트업 타입세이프(TypeSafe AI)가 400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와 함께 '제브(Jev)'라는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제브는 글을 쓰지 않습니다. 상황을 주고 질문을 던지면, 미리 정해 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고 "그 답이 맞을 확률은 87%" 식으로 숫자를 돌려줄 뿐입니다. 회사는 이것을 '시스템 1(System One) 모델'이라 부릅니다. 가중치는 비공개이며 API로 제공됩니다. 출시 초기에는 대기자 명단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일반 가입이 가능합니다.
오픈소스 진영의 반응은 빨랐습니다. 열흘도 안 돼 허깅페이스에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공개 모델들이 쏟아졌고, 그중 하나가 이번 주 모델 트렌딩 1위에 올랐습니다. 스페이스 목록에는 그 복제 경쟁을 중계하는 순위표까지 걸렸습니다. 한편 2주 전 이 칼럼이 '생태계가 밀어 올린 복귀'로 소개했던 큐원3.8-27B는 이번 주 또 한 번 새 인생을 얻었습니다. 54GB짜리 원본을 5.9GB로 줄인 '분재판'이 모델 3위와 스페이스 3위를 동시에 차지했습니다.
이번 주의 키워드는 세 가지입니다. '말하지 않는 AI', '겉모양은 열흘, 속재료는 아직', 그리고 '명목 비트보다 실제 용량'입니다. 이번 주도 퀴즈로 시작하겠습니다.
이 모델은 이메일이나 고객 문의를 읽고 "어느 부서 담당인가", "해지하겠다는 협박인가" 같은 질문에 정답과 확률을 돌려줍니다. 문장은 한 줄도 만들지 않으며, 질문 여러 개를 한 번의 계산으로 약 33밀리초 만에 처리한다고 합니다. 신생 기업이 만든 이 공개 모델의 이름은?
270억 파라미터 언어모델의 숫자 하나하나를 -1, 0, +1 세 가지 값으로만 바꿔, 54GB를 5.9GB로 줄이고도 원본 성능의 98.2%를 지켰다고 주장합니다. 큰 나무를 화분 크기로 가꾸는 동양 원예에서 이름을 따온 이 모델은?
정답은 '라야(Laya)'와 '터너리 본사이 2 27B(Ternary-Bonsai-2-27B)'입니다. 그럼 이번 주에는 어떤 혁신이 등장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허깅페이스 9월 4주차 모델과 스페이스 톱3. / 정원훈 제공
AI 모델 톱3
1위: Convaiinnovations/laya | Text Classification
"수필가가 아니라 교통경찰…말 한마디 없이 손짓으로 정리하는 AI"
컨바이 이노베이션스(Convai Innovations)가 공개한 '결정 전용' 모델입니다. 2026년 9월 24일 기준 '좋아요' 2610개. 다운로드 수는 집계되지 않는 저장소인데, 이 모델을 바탕으로 한 파생 미세조정판이 22개, 압축판이 21개, 이 모델을 쓰는 스페이스가 22개입니다. 공개 열흘 남짓한 모델치고는 가계도가 벌써 풍성합니다.
사용법은 단순합니다. '상태'(이메일·고객 문의·로그·JSON 데이터)와 '형식이 정해진 질문'을 함께 넣습니다. 질문은 세 종류입니다. 여러 보기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형(choice), 정해진 척도 위에 .수를 매기는 。수형(score), 그리고 예·아니오의 확률을 묻는 '눌(noul)'형입니다. 모델 카드의 예시를 보면, "3월 요금이 두 번 청구됐으니 오늘 환불해 주지 않으면 해지하겠다"는 이메일을 넣었을 때 담당 부서는 '결제팀(확신도 0.94)', 해지 위험은 '89.2%'로 나옵니다. 문장은 한 줄도 없습니다. 답과 숫자뿐입니다.
이 방식의 장.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빠릅니다. 질문 여러 개를 한 번의 계산(단일 순전파)으로 처리하며, 엔비디아 T4 그래픽카드 한 장에서 질문 하나에 32.8~39.5밀리초가 걸렸다고 합니다. 외부 개발자들이 측정한 제브의 응답 시간(중앙값 236~276밀리초)보다 6~8배 빠르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글을 지어내지 않으니 엉뚱한 답이 끼어들 틈이 좁습니다. 정해 준 보기 밖의 답은 아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셋째, 다국어판은 100개 이상의 언어를 다룹니다.
구조는 앤서AI(Answer.AI)와 라이트온(LightOn) 등이 만든 문장 이해 전용 엔진 모던버트(ModernBERT)를 뼈대로 삼고, 그 위에 '결정 머리'를 새로 얹은 형태입니다. 영어 전용판은 4억2100만 파라미터, 다국어판은 3억2200만 파라미터로, 요즘 기준으로는 손바닥만 한 크기입니다. 학습에는 제브와 똑같은 이름의 방법론, '보정된 결정을 위한 강화학습(RLCD)'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정직한 확률을 말해야만 보상이 최대가 되도록 채. 규칙을 설계한 것인데, 이 원리는 토막상식에서 풀겠습니다.
제브와의 비교표도 붙어 있습니다. 뉴스 분류(AG News) 0.950 대 0.910, 감정 분류 0.595 대 0.480, 제브 측이 만든 업무 판단 시험(typed-decisions) 0.766 대 0.727로 라야가 앞섭니다. 여기서 괄호가 필요합니다. 제브 쪽 수치는 라야 팀이 직접 잰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발표한 자료를 옮겨 온 것이고, 문항 수와 조건이 다릅니다. 게다가 0.766이라는 .수는 그 시험의 학습용 문제로 따로 미세조정한 전용판의 성적입니다.
이 모델 카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오히려 '정직한 한계(Honest Limits)'라는 제목의 약。 목록입니다. 기본 모델을 그대로 쓰면 업무 판단 시험에서 0.362.으로, 찍기(0.318)보다 조금 낫고 '무조건 가장 흔한 답 고르기'(0.461)보다 못합니다. 개발팀 스스로 "라야는 전문화하기 좋은 빠른 바탕이지, 바로 쓰는 판단 엔진이 아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보기가 77개나 되는 은행 문의 분류에서는 0.425로 제브(0.870)에 크게 뒤집니다. 출시 상태에서는 자신감이 실제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도 있어, 쓰는 사람이 자기 데이터로 한 번 보정해야 한다고 권합니다.
가장 황당한 사례도 스스로 공개했습니다. 영어 전용판에 캄보디아어(크메르어) 문장을 넣었더니 정답률은 0%인데 확신도는 95.2%였다고 합니다. 틀리면서도 자신만만했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라야는 입력된 글자의 문자 체계를 0.5밀리초 안에 감지해 알맞은 모델로 보내는 '라우터'를 기본 사용법으로 권합니다. 모르는 언어 앞에서 자신만만한 AI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애초에 그 언어를 아는 모델에게 넘기는 것이라는 교훈입니다.
라이선스는 상업 이용이 가능한 아파치 2.0입니다. 개발자는 "1년 전에 이미 비자기회귀 결정 모델을 만들었는데, 한 프런티어 연구소가 이제야 그것을 새 범주라 부른다"는 취지의 글을 함께 올렸습니다. 원조 논쟁의 진위는 이 칼럼이 판정할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제브 같은 것'을 누구나 내려받아 자기 서버에서 돌릴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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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문의 자동 분류, 유해 콘텐츠 걸러내기, AI 에이전트의 "다음에 뭘 할까" 결정처럼 짧은 판단을 하루 수만 번 내려야 하는 자리에 맞는 모델입니다.
2위: Qwen/Qwen-Image-2.1 | Text-to-Image
"그리고, 고치고, 오려낸다…누끼 야근을 줄여 줄 70억짜리 화가"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Qwen) 팀이 공개한 이미지 생성·편집 통합 모델입니다. 9월 24일 기준 '좋아요' 1800개, 월 다운로드 1만6242회입니다. 다운로드 숫자는 소박해 보이지만, 이 모델을 쓰는 스페이스가 벌써 70개, 커뮤니티 압축판이 45개입니다. 이미지 모델은 직접 내려받기보다 남이 차린 체험관에서 써 보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을 감안해야 합니다.
크기는 이미지 생성 부분 기준 70억 파라미터입니다. 32층짜리 확산 트랜스포머(DiT) 구조에, 부위마다 주의집중의 촘촘함을 달리하는 방식과 앞부분 계산 결과를 재활용하는 캐시 기법을 더해 계산 비용을 줄였다고 합니다. 큐원 팀이 꼽은 개선.은 네 가지인데, 실무자 눈으로 보면 세 가지가 특히 눈에 띕니다.
첫째, 배경이 투명한 이미지(RGBA)를 처음부터 바로 그립니다. 디자이너들이 '누끼 딴다'고 부르는 배경 제거 작업이 필요 없는 그림이 한 번에 나온다는 뜻입니다. 투명 레이어를 편집하거나, 기존 사진에서 인물·제품만 쏙 뽑아내는 일도 같은 모델이 합니다. 스티커, 아이콘, 쇼핑몰 제품 이미지를 만든다면 반가울 기능입니다.
둘째, 참고 이미지를 최대 10장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공개된 예시 중에는 인물 사진 여섯 장을 주고 단체 사진을 만들게 한 것이 있는데, 사람과 제품의 생김새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셋째, 고칠 곳을 동그라미로 치거나 붓으로 칠하거나 별도의 마스크 파일로 지정하면 그 부분만 수정합니다. "여기, 이거 좀 바꿔 주세요"라는, 인류가 가장 많이 쓰는 업무 지시를 AI가 알아듣기 시작한 셈입니다. 여기에 글자 표현, 인물 조명, 세밀한 질감도 손봤다고 합니다. 정사각형 기준 2048×2048, 16:9 기준 2752×1536까지 다양한 화면비를 지원합니다.
다만 이 모델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곳은 성능표가 아니라 라이선스 칸입니다. 이번 모델은 '큐원 연구용 라이선스(Qwen Research License)'로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8월 나온 초대 큐원-이미지가 상업 이용이 자유로운 아파치 2.0이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는 것과 사업에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광고 시안이나 상세페이지 제작에 도입을 검토한다면 약관 원문부터 읽어 보기 바랍니다.
3위: Prism-ML/Ternary-Bonsai-2-27B-gguf | Text Generation
"큰 나무를 화분에 담았다…54GB 두뇌를 노트북에 넣은 3진법 분재"
이름부터 절묘합니다. 본사이(Bonsai), 분재를 뜻하는 일본어인데요. 큰 나무를 화분 크기로 줄이되 나무의 품격은 그대로 두는 기술이죠. 미국의 프리즘 ML(Prism ML)이 만든 이 모델은 9월 24일 기준 '좋아요' 1880개, 월 다운로드 256만9604회로 이번 주 모델 톱3 중 압도적인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원재료는 이 칼럼 독자들께 익숙한 이름입니다. 8월 3주차 1위, 2주 전 3위로 복귀했던 큐원3.8-27B입니다. 2주 전 "본체는 그대로인데 압축판·개조판·재포장본이 다운로드를 밀어 올린다"고 적었는데, 이번 주에는 그 파생 계보 중 하나가 아예 따로 톱3에 올랐습니다. 허깅페이스 집계상 큐원3.8-27B의 압축판만 1204개에 이릅니다. 그 1204개 중에서도 이 분재가 눈에 띄는 이유는 압축 방식에 있습니다.
AI 모델은 수백억 개의 숫자로 이뤄졌고, 보통 숫자 하나를 16비트로 저장합니다. 원본 그대로면 약 54GB로, 일반 노트북에는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본사이 2는 이 숫자를 전부 -1, 0, +1 세 값 중 하나로만 표현했습니다. 128개 숫자마다 크기를 맞춰 주는 보정값 하나씩을 붙여 실제 평균 1.72비트, 파일은 약 5.9GB입니다. 원본의 9분의 1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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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쓰던 방에 아홉 사람이 들어간 셈입니다.
놀라운 것은 성적표입니다. 개발사가 수학·코딩·지시 이행·도구 호출·시각 등 14개 시험을 원본과 같은 조건에서 돌린 결과, 평균 84.78。으로 원본(86.32.)의 98.2%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흔히 쓰이는 '2비트' 압축판(IQ2_XXS)은 72.59.이었으니 12。 넘게 앞섭니다. 격차의 내용이 더 흥미롭습니다. 일반 압축판은 상식 문제(MMLU-Redux)에서는 88.93.으로 멀쩡해 보이지만, 수학 경시(AIME26)에서 57.5。, 실전 코딩(LiveCodeBench)에서 56.4.으로 무너집니다. 본사이 2는 같은 시험에서 95.83。과 90.07。을 지켰습니다. 가볍게 몇 번 물어봐서는 압축의 손상이 드러나지 않고, 긴 사고가 필요한 문제에서야 드러난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본사이 2도 지식·추론(79.86 대 85.55)과 시각(66.19 대 71.36) 항목에서는 원본과 차이가 벌어집니다.
또 하나 짚을 대목은 '정직한 비트'입니다. 프리즘 ML은 "시중의 '2비트' 압축판은 실제로는 평균 2.8비트, 9.4GB"라고 지적하며, 자신들의 1.72비트는 이름과 실제가 일치한다고 강조합니다. 과자 봉지의 질소 포장 논쟁이 AI 압축판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속도는 애플 M5 프로 노트북에서 초당 약 28토큰, RTX 5090 그래픽카드에서 초당 약 130토큰입니다. 문맥 창은 원본과 같은 26만2144토큰이라 책 몇 권 분량의 문서도 한 번에 넣을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는 아파치 2.0입니다.
주의할 。은 두 가지입니다. 이 파일은 일반 llama.cpp로는 돌아가지 않고 프리즘 ML이 공개한 전용 버전이 필요합니다. 모델 카드는 "일반 버전에서 특정 형식 파일은 경고 없이 불러와져 엉터리 답을 낸다"고까지 경고합니다. 또 모든 성적이 개발사 자체 측정치이므로, 독립 검증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 없이 쓰는 노트북 비서, 데이터를 밖으로 보낼 수 없는 병원·법무·공공기관의 사내 AI, 그래픽카드 한 장으로 돌리는 서비스처럼 '작은 공간에 큰 두뇌'가 필요한 곳에 맞는 모델입니다.
AI 응용프로그램(Spaces) 톱3
허깅페이스 스페이스는 AI 모델을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입니다. 코드 한 줄 없이 최신 AI 기술을 만져볼 수 있죠. 이번 주 목록은 모델 목록과 짝을 이룹니다. 큐원-이미지 2.1의 체험관, 라야와 제브 복제 경쟁의 중계석, 본사이 2를 브라우저에서 돌리는 실험실. 모델 세 개가 각자 자기 무대를 하나씩 얻은 셈입니다.
1위: Qwen-Image-2.1 | hugging-apps
"사람도 쓰고, AI도 부른다 …에이전트가 손님으로 오는 이미지 공방"
앞서 소개한 큐원-이미지 2.1을 설치 없이 써 보는 체험관입니다. 만들고 싶은 장면을 글로 적고, 필요하면 사진을 최대 10장까지 올려 수정하게 하면 PNG 이미지가 나옵니다. 올린 곳은 2주 전 영상 모델을 게임기로 개조한 'H3-월드' 데모를 걸었던 허깅페이스 내부 조직 '허깅 앱스(hugging-apps)'이고, 무료 GPU 등급(ZeroGPU)에서 돌아갑니다. 큐원 팀이 직접 차린 공식 체험관도 따로 있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이 스페이스가 달고 있는 'MCP' 표시입니다.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는 AI 비서가 외부 도구를 불러 쓰는 표준 연결 방식입니다. 이 표시가 있다는 것은 사람이 화면에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클로드나 챗GPT 같은 AI 비서가 "상세페이지용 제품 사진 한 장 만들어 줘"라는 요청을 받아 이 스페이스를 도구처럼 호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2주 전 H3-월드에서도 같은 표시를 봤는데, 허깅페이스가 자사 체험관을 '사람용 전시장'이자 'AI용 부품 창고'로 동시에 설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활용처는 넓습니다. 이커머스 상세페이지 초안, 광고 시안, 교육 자료 삽화, 배경 없는 스티커 제작 등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원본 모델은 연구용 라이선스이니, 체험관에서 뽑은 결과물을 상업적으로 쓸 때도 약관 확인이 먼저입니다.
2위: Jev Decision Index | Multimodalart
"겉모양은 열흘 만에 따라 했다, 속재료는 아직…복제 경쟁 중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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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영상 가속판 23종을 눈가리개 투표로 심사하는 '아레나'를 만들었던 허깅페이스 소속 개발자 아폴리나리우(계정명 multimodalart)가 이번에는 제브 복제 경쟁의 중계석을 차렸습니다. 9월 24일 기준 '좋아요' 153개입니다.
구성은 두 쪽입니다. '결정 지수(Decision Index) 0.1' 쪽은 공개된 제브 복제 모델들을 제브 자신이 치른 것과 같은 13만2422문항짜리 고정 시험으로 채.해, 다섯 개 능력 범주로 나눠 순위를 매깁니다. '뉴스' 쪽은 이 흐름에서 나온 결과물을 모두 모아 둔 추적표입니다. 병렬 해독기, 새로 학습한 결정 헤드, "우리가 원조"라는 선행 기술 주장, 구조 해부 글과 해설까지 종류별로 분류하고, X(옛 트위터) 반응과 깃허브 별, 허깅페이스 '좋아요'를 합산한 화제도로 정렬합니다. 앞서 소개한 라야도 이 스페이스가 쓰는 모델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이 페이지의 백미는 맨 아래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 목록입니다. 제목만 봐도 요.이 선명합니다. 첫째, 제브의 실제 가중치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허깅페이스에 '오픈제브'나 '-RLCD'를 붙인 저장소들은 기존 모델에 해독 코드를 붙였거나 독자적으로 학습한 것입니다. 둘째, 핵심 학습법 RLCD는 블로그 수준의 설명만 있을 뿐 공개된 구현이 없습니다. 셋째, 제브의 보정 성능 주장에 맞먹는 공개 모델은 아직 없습니다. 가장 잘하는 공개 모델들이 제브와의 답 일치율 90% 안팎까지 왔지만, 확신도가 틀린 답을 믿을 만하게 걸러 주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함께 인용돼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짜장면의 모양과 그릇은 열흘 만에 따라 했는데, 춘장 배합은 아직 비밀인 상황입니다. 이 목록은 "비공개 모델이 나오면 곧 공개 대안이 나온다"는 낙관과 "그 대안이 정말 같은 물건이냐"는 검증 사이의 거리를 정직하게 보여 줍니다. 제브 같은 판단 모델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라면, 이 페이지 하나로 시장 지형과 공개 대안의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비공식 커뮤니티 운영이며, 화제도 수치는 9월 20일 기준 스냅숏이라는 .은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3위: Ternary Bonsai 2 WebGPU Kernels | webml-community
"설치도 서버도 없이…270억 모델이 브라우저 탭 안에서 돈다"
앞서 소개한 본사이 2를 내 컴퓨터의 웹 브라우저 안에서 직접 돌려 보는 실험실입니다. 브라우저에서 그래픽 칩(GPU)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웹GPU(WebGPU) 기술로 3진법 가중치 전용 계산 코드(커널)를 짜 넣었습니다. 9월 24일 기준 '좋아요' 93개입니다.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처음 방문하면 5.9GB를 내려받아 브라우저에 저장해 두고, 다음 방문부터는 그대로 씁니다. 이후 모든 계산은 내 컴퓨터의 그래픽 칩에서 이루어집니다. 화면에는 "입력한 내용이 이 기기를 떠나지 않는다"는 안내가 적혀 있습니다. 질문이 서버로 가지 않으니, 개인정보나 사내 기밀을 다루는 분들에게는 의미 있는 차이입니다.
기대를 조절할 대목도 있습니다. 5.9GB 다운로드와 넉넉한 그래픽 메모리가 필요하니 휴대폰보다는 성능 좋은 PC나 최신 맥에서 시도하시길 권합니다. 페이지에는 모델이 비공개 미리보기였던 시절의 안내, 즉 허깅페이스 읽기 권한 토큰을 입력하라는 창이 남아 있어 상황에 따라 토큰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토큰은 허깅페이스 계정 설정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70억 파라미터 모델을 돌리려면 서버급 장비가 필요했습니다. 지금은 브라우저 탭 하나면 됩니다. 병원·법무·금융처럼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현장에서 "클라우드에 올리지 않고 AI를 써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스페이스는 설치 과정 없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답입니다.
시사。 & 인사이트
이번 주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말 대신 판단, 크기 대신 밀도'입니다.
첫째, AI도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의 분업이 시작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사고를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하는 '시스템 1'과 천천히 따져 보는 '시스템 2'로 나눴습니다. 지난 몇 년간 AI 경쟁은 거의 전부 시스템 2 쪽이었습니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길게 추론하고, 더 긴 글을 쓰는 거대 모델 경쟁이었죠.
그런데 실제 AI 에이전트의 작업 기록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단계는 글쓰기가 아닙니다
백경
. 판단입니다. 이 문의는 환불 건인가, 이 입력은 안전한가, 어떤 도구를 부를까, 사람에게 넘길까? 지금까지는 이런 판단에도 글을 쓰는 거대 모델을 불러왔고, 그 결과 비용은 치솟고 응답은 느려지고, 가끔 존재하지도 않는 도구 이름을 지어내는 사고가 났습니다. 제브와 라야가 불러온 관심은 이 비효율을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앞으로의 AI 시스템은 비싼 두뇌 하나가 모든 일을 하는 구조보다, 빠른 판단 모델이 수천 번 걸러 주고 정말 어려운 문제만 큰 모델에 넘기는 분업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병원 응급실의 트리아지(중증도 분류)가 전문의의 시간을 아껴 주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둘째, 인터페이스는 열흘 만에 복제되지만, 비법은 그렇지 않다.
제브 발표 후 열흘도 안 돼 공개 대안이 트렌딩 1위에 오르고 비교 순위표까지 등장했습니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반응 속도가 이제 '주' 단위가 아니라 '일' 단위라는 뜻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공개 신기술 발표 = 곧 공개 대안 등장"을 전제로 도입 전략을 짜야 합니다.
하지만 제브 결정 지수의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 목록이 보여 주듯, 겉모양(질문을 넣고 확률을 받는 방식)과 속재료(가중치, 학습법, 보정 품질)는 다릅니다. 라야 모델 카드가 스스로 밝혔듯 기본 모델은 업무 판단에서 찍기 수준에 가깝고, 캄보디아어 앞에서는 0%의 정답률에 95%의 확신을 보였습니다. 판단 모델에서 가장 비싼 것은 판단 그 자체가 아니라 '자기가 틀릴 때를 아는 능력'입니다. 공개 대안을 고를 때는 정확도 숫자보다 보정 품질과 약。 목록을 먼저 보십시오. 약。을 스스로 적어 둔 모델 카드가, 약.이 없다는 모델 카드보다 믿을 만합니다.
셋째, 압축의 경쟁 축이 '얼마나 작게'에서 '얼마나 정직하게'로 옮겨 가고 있다.
본사이 2가 던진 메시지는 두 겹입니다. 겉으로는 "270억 모델이 5.9GB에 들어간다"는 크기 이야기지만, 속으로는 "시중 '2비트'는 실제로 2.8비트"라는 표기의 정직성 문제와 "가볍게 물어봐서는 압축 손상이 안 보인다"는 평가 방법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상식 문제에서 멀쩡하던 압축판이 수학과 코딩에서 30。 넘게 무너지는 모습은 압축 모델을 고를 때 반드시 우리 업무와 비슷한 '긴 사고' 과제로 시험해 봐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동시에 이 흐름은 '내 컴퓨터 안의 AI'를 현실적 선택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모델 3위와 스페이스 3위가 같은 모델이라는 사실, 즉 노트북에서도 돌고 브라우저에서도 돈다는 것은 클라우드 비용과 데이터 유출 우려를 동시에 줄이고 싶은 공공·의료·금융 분야에 의미 있는 신호입니다. 다만 성적표가 전부 자체 측정치라는 .은 2주 전 이 칼럼이 강조한 원칙 그대로입니다. 벤더 。수는 참고 자료, 독립 지수는 검토 자료입니다.
넷째, 라이선스 지형이 다시 갈라졌다.
2주 전 이 칼럼은 모델 톱3가 '전원 무조건 개방(아파치 2.0)'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번 주는 셋 중 둘(라야, 본사이 2)만 아파치 2.0이고, 큐원-이미지 2.1은 연구용 라이선스입니다. 같은 큐원 팀이라도 언어모델과 이미지 모델, 그리고 세대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이미지 모델은 광고·커머스처럼 곧바로 돈이 되는 분야와 맞닿아 있어 라이선스가 더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능표보다 라이선스 칸을 먼저 보라는 조언은 이번 주에도 유효합니다.
토막상식: 보정(Calibration), AI의 "90% 확신"은 믿을 만한가
이번 주 1위 라야와 그 경쟁 상대 제브를 이해하려면 '보정(캘리브레이션)'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일기예보를 떠올려 본다면, 어떤 예보관이 1년 동안 "내일 비 올 확률 70%"라고 말한 날을 모두 모아 보니, 실제로 그중 70% 정도의 날에 비가 왔다면 이 예보관은 '보정이 잘 된' 예보관입니다. 반대로 70%라고 한 날 중 30%만 비가 왔다면, 이 예보관의 70%는 숫자일 뿐 믿을 수 없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90% 확신합니다"라고 한 답이 실제로 10개 중 9개 맞으면 보정이 잘 된 모델입니다.
왜 이것이 중요할까요. 판단 모델의 확률은 그냥 참고용 숫자가 아니라 업무 규칙의 스위치이기 때문입니다. "확신도 95% 이상이면 자동 처리, 그 아래면 사람에게 넘긴다"는 규칙을 세웠다고 해 봅시다. 모델이 틀린 답에도 95%를 붙인다면, 이 규칙은 오류를 걸러내는 대신 오류에 자동 결재 도장을 찍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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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야의 캄보디아어 사례(정답률 0%, 확신도 95.2%)가 바로 그 위험입니다. 우리 주변의 '확신에 찬 선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자신감의 크기와 실력이 일치하는 사람에게는 일을 맡길 수 있지만, 틀려도 늘 자신만만한 사람에게는 맡길 수 없습니다.
그럼 AI를 어떻게 정직하게 할까요? 제브와 라야가 내세우는 RLCD의 핵심은 '적정 。수 규칙(Proper Scoring Rule)'이라는 채。 방식입니다. 예보관 채.을 다시 예로 들면, 비가 왔는데 10%라고 했으면 크게 감。하고, 90%라고 했으면 조금만 감.하는 식입니다. 이런 채.표 아래에서는 "무조건 99%라고 우기기"도, "무조건 50%라고 얼버무리기"도 손해입니다. 수학적으로 자기가 실제로 믿는 확률을 그대로 말할 때 。수가 가장 높아지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정직이 최선의 전략이 되는 게임판을 깔아 주는 것, 그것이 보정 학습의 원리입니다.
보정 정도를 재는 대표적인 지표가 '기대 보정 오차(ECE)'입니다. 모델이 말한 예측을 확신도 구간별로 묶어, 평균 확신도와 실제 정답률의 차이를 표본 수로 가중 평균한 값으로, 0에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라야는 출시 상태에서 이 값이 0.466이었다가, 개발팀은 질문 유형과 선택지 수별로 온도를 다시 맞춘 평가에서 평균 ECE가 0.466에서 0.081로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출력 。수를 온도 매개변수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확신을 완화하는 데 활용된다는 。에서 '온도 보정(Temperature Scaling)'이라고 부릅니다.
초보자들이 기억할 대목은 하나입니다. 판단 AI를 도입할 때는 "얼마나 맞히나?"와 함께 "틀릴 때 스스로 아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정확도 90%인데 틀린 10%를 전혀 모르는 모델보다, 정확도 85%라도 자신 없는 답에 낮은 확률을 붙이는 모델이 실무에서는 더 쓸모 있을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능력, 사람에게도 AI에게도 가장 귀한 덕목입니다.
마무리
이번 주 허깅페이스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 글자도 쓰지 않는 AI가 정상에 섰고, 54GB 두뇌는 5.9GB 분재가 되어 브라우저 탭 안으로 들어왔다."
타입세이프의 비공개 판단 모델 제브가 불을 붙인 '시스템 1' 경쟁에서, 컨바이 이노베이션스의 공개 모델 라야가 트렌딩 1위에 올랐습니다. 스스로 약.을 낱낱이 적은 모델 카드와 함께였습니다. 큐원 팀의 이미지 모델 2.1은 투명 배경과 참고 이미지 10장, 동그라미 편집을 들고 나왔지만 라이선스는 연구용으로 좁아졌습니다. 그리고 2주 전 복귀했던 큐원3.8-27B는 3진법 분재로 다시 태어나 월 256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스페이스 쪽에서는 AI 에이전트도 불러 쓸 수 있는 이미지 공방, 제브 복제 경쟁의 성적과 한계를 정리한 중계석, 그리고 서버 없이 브라우저에서 270억 모델을 돌리는 실험실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역설을 덧붙입니다. 제브라는 이름은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에게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번스의 역설'은 자원이 효율적으로 싸질수록 오히려 총사용량이 늘어난다는 이론입니다. 석탄을 아끼는 증기기관이 나오자 석탄 소비가 폭증했듯, AI 판단이 싸고 빨라질수록 우리는 AI를 덜 쓰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자주, 훨씬 더 많은 곳에서 쓰게 될 것입니다. 이번 주 허깅페이스는 그 폭증의 입구를 보여 주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모델이 허깅페이스 정상을 차지할까요. 제브 결정 지수에서 공개 대안들의 첫 공식 서열이 어떻게 정리될지, 본사이 2의 자체 성적표가 독립 검증을 통과할지, 그리고 큐원-이미지 2.1의 연구용 라이선스가 커뮤니티 확산에 어떤 영향을 줄지 함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원훈 텐에이아이 대표는 명지대학교 AI콘텐츠창작학과 겸임교수이자 한국인공지능경영협회 이사,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 이사 겸 기술가치평가위원장과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률 AI 서비스 '서울로봇'과 블록체인 기반 ESG 프로젝트 'BlockESG'를 총괄했고, 장성군 RE100 산업단지 및 AI 데이터센터 조성 타당성 분석 컨설팅을 수행했다. 아시아경제신문 뉴미디어본부 차장과 매경인터넷 금융센터 팀장을 거쳤으며, SNS 플랫폼 개발,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AI 기반 법률 서비스 등 IT·금융·인공지능을 융합한 혁신 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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