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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완지섭
조회 14회 작성일 26-10-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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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인물의 걸작으로 근래 보기 드문 가품(佳品)이다. 갑술년(1934) 초경 비 내리는 창가에서 위창이 제하다.” 여기서 단원은 김홍도이고, 가품이란 진품 중에서도 유독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뜻이다. 글을 쓴 이는 위창 오세창으로 ‘문화보국’을 위해 헌신한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스승이다. 그림 속 인물은 한 번 먹으면 1천 갑자를 산다고 하는 신선의 복숭아를 세 번이나 훔쳐 먹어 3천 갑자를 살았던 동방삭이다. 김홍도는 동방삭의 얼굴을 이마가 긴 중국풍 신선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굵은 궐두선(橛頭線)으로 처리한 옷 주름의 묘사에서 동방삭의 호방한 성격이 드러난다. 이 그림을 칭송한 위창의 글이 적힌 곳은 종이가 아닌 오동나무 상자.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상자에 작품과 관련된 평가와 일화, 제목부터 재료와 기법까지 적은 것을 상자 상(箱), 글 서(書) 를 써 ‘상서’라고 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간송미술관은 12월 6일까지 두 달 동안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보화각에서 가을 기획전 ‘상서(箱書), 컬렉션을 읽다’를 개최한다. 북산 김수철의 ‘북산화첩’과 이를 보관한 오동나무 상자의 상서. 모바일 바다이야기하는방 사진제공 간송미술문화재단 상서의 기원은 중국에 있지만, 무로마치 시대 일본에서는 중국 찻그릇의 진위와 내력을 상자에 적어 보증했다. 1910년대 조선에 들어온 이 방식을 간송은 당대 최고 감식가들의 검증을 더해 컬렉션의 체계로 삼았다. 1934년 성북동 북단장으로 소장품을 옮기며 유물마다 치수에 꼭 맞춘 오동나무 상자를 주문했다. 상자 한 。에 적게는 20원, 많게는 200원이 들었다. 쌀 수십 가마니 값이었다. 미술관에 따르면 상자 약 700건 가운데 상서가 남은 것은 258건이다. 이번 전시는 상서 30건 61., 유물 21건 45。까지 총 51건 106.을 선보인다. 전시는 상서의 역할을 ‘여섯 갈래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상서는 작품명의 변천을 담기도 한다. 김시의 ‘선록완월’은 ‘신선도’로 불리다 상서에 ‘고사완월’로 적혔고, 연구를 거쳐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재료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징의 ‘고사한거’ 상자에는 금가루로 그린 산수화라고 적혀 있다. 단원의 ‘낭원투도’처럼 걸작을 보증한 안목 높은 감식가의 평가를 보여주는가 하면, 임희지의 ‘풍죽’에 감상평을 남긴 옛사람들의 방명록 역할을 ‘상서’가 대신한다 모바일 바다이야기게임 다운로드 . 상서가 유물의 여정을 기록한 사례도 있다. 추사 김정희가 청나라 문인 고순에게 써 준 대련 ‘직성수구’는 베이징 시장을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왔다. 오세창은 상자에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라 적었다. 길이 990.7㎝의 조석진 ‘행행도권’에는 오세창·이도영·이한복 세 감식가의 글이 나란히 남아 유물이 간송컬렉션에 이르게 된 내력을 들려준다. 1907년 촬영된 간송 전형필의 돌사진에서 조석진의 인물화 병풍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간송미술문화재단 보화각의 2층에는 조선 서화, 1층에는 간송 당시의 ‘동시대’인 근대 서화가 전시됐다. 마지막 도화서 화원이었던 소림 조석진이 중국 고사 속 인물들을 하나씩 총 12폭에 그린 ‘인물고실지도’는 1907년 촬영된 전형필의 첫돌 사진 뒤편에 세워져 있던 병풍이라는 인연이 흥미를 더한다. 간송 탄생 120주년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24년 재개관 이후 ‘간송컬렉션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연구·정리한 3년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한편 미술관은 90년 가까이 보화각 문 앞을 지키던 청나라 석사자상 한 쌍을 지난 7월 중국에 돌려보냈다. 빈자리에는 민화 호랑이를 빼닮은 조선 석호상 한 쌍을 세웠다. 1935년 간송이 경매에서 1200원에 사들인 유물이다. 야기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