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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11회 작성일 26-10-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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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우 한의사·고령군보건소 공중보건의사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려요. 디스크겠죠?"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면 대부분 디스크를 떠올린다. 그런데 같은 증상을 만드는 병이 하나 더 있다. 척추관 협착증이다. 두 병은 치료 방향도, 경과도, 주의할 。도 다르기 때문에 구별이 중요하다.
추간판 탈출증, 흔히 말하는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원반 구조물이 뒤로 밀려 나와 신경뿌리(신경근, nerve root)를 누르는 병이다. 밀려 나온 것이 신경을 '직접' 건드린다.
척추관 협착증은 다르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자체가 좁아진 것이다. 나이가 들며 인대가 두꺼워지고 관절이 비대해지면서 터널이 서서히 좁아진다. 디스크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생긴 돌출물의 문제라면, 협착증은 오랜 세월에 걸친 통로의 문제다. 그래서 디스크는 연령에 관계없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고, 협착증은 고령층에서 서서히 나타난다.
△자세가 답을 알려준다
두 병을 가르는 가장 확실한 단서는 '어떤 자세에서 아픈가'이다.
디스크는 앉아 있을 때 더 아프다.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변을 볼 때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생긴다.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편 채 들어 올리면 다리 뒤쪽으로 전기가 통하듯 뻗치는데, 이를 '하지 직거상 검사(SLR test)'라 하며 디스크 진단의 중요한 소견이다.
협착증은 정반대다. 앉아 있으면 오히려 편하다. 문제는 걸을 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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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당겨서 멈춰야 하고, 잠깐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풀려서 다시 걷는다. 이것을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neurogenic intermittent claudication)이라 한다.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넓어져 신경이 받는 압박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협착증 환자들이 유독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걷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트에서 카트를 밀 때는 멀쩡히 걷는다는 분들도 많다.
정리하면 간단하다. 앉으면 아프고 허리를 숙일 때 아프다면 디스크, 걸으면 아프고 허리를 숙일 때 편하다면 협착증 쪽을 먼저 생각한다.
△걸을 때 아프다고 다 협착증은 아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감별이 하나 더 있다. 하지 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혈관성 파행(vascular claudication)이다. 걷다가 종아리가 아파 쉬어야 한다는 。이 협착증과 똑같아 혼동되기 쉽다.
구별。은 '무엇을 해야 풀리는가'이다. 협착증은 자세가 관건이라 앉거나 허리를 숙여야 풀린다. 반면 혈관성 파행은 자세와 무관하게 서서 쉬기만 해도 몇 분 내에 가라앉는다. 또 협착증 환자는 자전거를 비교적 잘 타지만, 혈관성 파행은 자전거를 타도 똑같이 아프다. 허리를 숙인 자세로 타기 때문이다.
발이 유난히 차갑고 창백하거나, 발등의 맥박이 약하거나, 다리털이 빠지고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면 혈관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당뇨와 흡연력이 있는 분이라면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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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증상이면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허리 질환은 서둘러 수술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예외가 분명히 있고, 이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위험한 질환은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이다. 척추관 아래쪽의 신경 다발이 한꺼번에 심하게 눌리는 상태로,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고, 소변이 안 나오거나 반대로 새어 나오고, 대변 조절이 어려워지며, 자전거 안장에 닿는 부위인 항문과 회음부의 감각이 둔해진다. 이 증상은 응급에 해당한다. 수술이 늦어지면 배뇨·배변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실될 수 있으므로, 해당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진행성의 근력 약화도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신호다. 발목이 들리지 않아 발이 바닥에 끌리거나, 발가락으로 설 수 없거나, 다리 힘이 눈에 띄게 빠지고 있다면 통증과 무관하게 평가가 필요하다. 감각만 둔한 것과 힘이 빠지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이 밖에 수술과는 별개로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들도 있다. 열이 나거나, 원인 없이 체중이 줄거나, 암을 앓은 적이 있거나, 쉬어도 가라앉지 않고 밤에 더 심해지는 통증이 있다면 감염이나 종양을 감별해야 한다. 고령에서 가벼운 충격 뒤 생긴 심한 요통은 압박골절일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신호가 없다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더라도 대부분은 보존적 치료로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밀려 나온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며 흡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영상에서 디스크가 보인다는 사실 자체가 수술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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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어떤 기능에 얼마나 문제가 생겼는지, 증상이 어떤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다.
△보존 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
전통적인 한의학에서는 요통을 하나로 보지 않고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다뤄 왔다. 무거운 것을 들다 삐끗한 좌섬요통(挫閃腰痛), 오래된 통증에 어혈이 얽힌 혈어요통(血瘀腰痛), 찬 기운과 습기에 상한 한습요통(寒濕腰痛), 그리고 나이 들며 신(腎)의 기운이 쇠해 허리가 약해진 신허요통(腎虛腰痛)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령에 서서히 진행하는 협착증은 이 신허의 관.과 맞닿아 있어, 좁아진 통로 자체를 되돌릴 수 없더라도 그 주변을 지탱하는 몸의 기반을 보강하는 접근이 의미를 갖는다.
침과 약침 치료는 신경뿌리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통증으로 굳어버린 주변 근육의 긴장을 푸는 데 쓰인다.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와 골반의 정렬을 바로잡아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부담을 분산시킨다. 한약 치료는 급성기에는 염증과 어혈을 다스리고, 만성기에는 근골을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처방이 달라진다.
덧붙여, 운동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치료의 일부다. 디스크는 허리를 과도하게 숙이는 동작을 피하면서 코어 근육을 기르는 방식으로, 협착증은 걷는 거리를 조금씩 늘리되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지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어느 방식이든 복부와 등 근육이 척추를 받쳐 주어야 한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릴 때, 병명을 스스로 단정하기보다 '언제 아픈지'를 먼저 살펴보시라. 앉을 때인지 걸을 때인지, 숙일 때인지 펼 때인지. 그 단순한 관찰이 진료의 출발。이 된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응급 신호에 해당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병원을 찾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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