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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하아빈
조회 13회 작성일 26-09-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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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정책사회부장
올 1월 이재명 대통령이 “좀 이상한 것 같다”며 기초연금을 문제 삼았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기초연금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된 2008년 이후 역대 정부는 하나같이 노인들 환심을 사려고 지급액을 올리는 데만 관심을 쏟았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월 이백 몇십만 원 소득 있는 사람도 34만 원을 받는다”며 “노인 빈곤 문제도 심각한데 하후상박 식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소득 하위 70%’ 이내라면 여유 있는 중산층 노인들까지 똑같은 금액을 받는 문제를 꼬집으며 처음으로 기초연금 구조개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7월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하후상박 원칙하에 지급 기준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하후상박’ 무산, 용두사미 된 개혁
하지만 이달 초 발표된 최종 개편안은 ‘하후’는 시늉만 내고 ‘상박’은 실종된, 용두사미에 불과했다. 지급 기준을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으로 바꿔 고소득 기초연금 수급자를 .차 줄이겠다던 개편 구상은 통째로 사라졌다. 하후를 달성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해 하위 30%의 저소득 노인에게 월 3만 원을 더 주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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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3분의 1은 기초연금이 올라봤자 생계급여에서 그만큼 깎이는 빈곤 노인들이라 하후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복지부는 당초 지난달 27일 개편안을 설명하는 사전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1시간 전에 돌연 취소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그러더니 며칠 뒤 내년도 예산안 발표 자료에 한 쪽 분량의 최종 개편안을 슬쩍 끼워 넣었다. 왜 하후상박 개편이 백지화됐는지, 내후년부터는 어떻게 되는지 정부의 책임 있는 설명은 아직 없다. 기초연금이 어쩌다 1년짜리 제도가 됐나. 직접 개혁 화두를 던졌던 이 대통령은 최근 뜬금없이 기초연금 외국인 수급 문제를 쟁。화했다. 개편 후퇴를 둘러싼 논란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모양새다.
기초연금 개혁이 무산된 이유는 짐작 가능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여론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으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기초연금을 못 받거나 적게 받게 될 노인은 물론이고 연금 수급을 앞둔 50, 60대의 불만을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사이 기초연금 외에도 뒤집히거나 발표를 코앞에 두고 연기된 정책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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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복지 어려워도 공론화 나서야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보험료 납부 없이 모두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간다. 지출이 늘수록 미래 세대에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행 구조를 유지하면 기초연금 받는 노인은 현재 730만 명에서 2050년 1330만 명으로 급증한다. 여기에 드는 국가 재정은 이미 23조 원을 넘어섰고 2050년엔 66조 원까지 불어난다는 추산도 나왔다.
지급 대상을 줄이고 빈곤 노인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제도라는 얘기다. 이번 개편안은 지속 불가능한 제도의 부담을 더 늘렸다. 지난해 내는 돈과 노후에 받을 돈을 모두 높인 국민연금 개혁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해소하지 못했는데, 기초연금 시한폭탄까지 떠안는다면 청년들의 분노는 더 거세질 것이다.
지지자 결집을 위해 반대 여론에도 노란봉투법이나 형사소송법 개정을 밀어붙였던 정부가 정작 필요한 개혁 앞에서 물러서는 건 이중적이다. 1년짜리 기초연금 개편은 뒤집어 보면 1년 더 개혁 방향을 논의할 시간을 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는 서둘러 공론장을 만들어 계층 간, 세대 간 이해를 조정하고 수십 년을 내다보는 기초연금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줬다 뺏는 복지’만큼 힘든 게 없다지만 더 미룰 때가 아니다.
정임수 정책사회부장
편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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