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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완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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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모델, 소프트웨어(SW) 등으로 나뉘던 인공지능(AI) 산업의 경계가 。차 흐려지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AI 흐름에 대응하려면 각자의 핵심 기술뿐 아니라 인접 영역까지 이해해야 하는 데다 AI 수요가 일반 기업으로 확산하면서 실제 사용환경의 중요성도 커지면서다. 개별 기술의 성능을 넘어 칩과 모델, 소프트웨어를 실제 환경에 맞게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 사진=생성형AI(챗GPT) 이미지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반도체와 모델, 소프트웨어(SW)로 나뉘던 인공지능(AI) 산업의 경계가 。차 흐려지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AI 흐름에 대응하려면 각자 핵심 기술을 넘어 인접 영역까지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I 고객층이 넓어지면서 공급기업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전문인력을 갖춘 AI 기업은 가속기와 모델, 소프트웨어 등을 직접 선택해 최적화할 수 있지만 일반 기업에는 이를 조합해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다. 이에 특정 영역에서 출발한 기업들이 기존 강。을 유지하면서 위아래 인접 영역의 기술까지 확보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서는 이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최적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자체 AI 가속기 TPU(텐서처리장치)와 AI 모델을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도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더해 네트워크와 CUDA(쿠다·GPU 연산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체 AI 가속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연결하며 AI 스택을 넓히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소프트웨어 역량을 칩의 부가적인 지원 수단이 아닌 실제 고객 구매를 좌우하는 경쟁력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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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내 AI 반도체 기업 임원은 "현재 소프트웨어팀을 지금보다 두 배는 키우려고 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력 비중이 2대 1 정도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칩의 절대적인 성능만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실제 모델을 구동하고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하려는 것이다.
또 다른 국내 AI 반도체 기업도 칩과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을 함께 내재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기업 임원은 "창업 당시부터 소프트웨어와 최적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내부에 팀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모델을 운영하고 최적화하는 AI팀도 별도로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AI 가속기가 실제 고객 환경에서 활용되려면 모델 구동과 서빙까지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인프라 업계에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준기 래블업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래블업 컨퍼런스 2026' 행사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빅테크 수준의 AI 인프라를 쓰고 싶지만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을 그렇게까지 투입할 수 없는 회사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AI가 본업이 아닌 일반 회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자체 전문인력이 부족한 고객일수록 인프라 관리뿐 아니라 어떤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할지까지 공급기업에 요구하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설명이다. AI 인프라 기업도 자원 관리에 그치지 않고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이 실제로 구동되는 환경까지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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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CTO는 "최대 달성 가능한 성능은 하드웨어가 결정한다"면서도 "그 최대 성능을 실제로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지는 결국 소프트웨어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의 성능과 이를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가 맞물려야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이날 행사 패널토크 세션에서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김 CTO는 최근 AI 인프라 고객층이 전문성을 갖춘 일부 기업에서 비전문 기업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GPU가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 일단 예산은 이만큼 있고 알아서 만들어 주세요'라는 레벨까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고객이 해결하려는 기술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 최근에는 AI 환경 구축 자체를 공급기업에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레블업 컨퍼런스 2026' 행사에서 패널토크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 김준기 래블업 CTO, 김태호 노타AI CTO, 이진원 하이퍼엑셀 CTO,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 사진=김도영 기자
요구 범위도 넓어졌다. 초기에는 GPU 학습 인프라 관리가 중심이었다면 이후 머신러닝 운영(MLOps), 모델 서빙을 거쳐 최근에는 AX(AI 전환)와 AI 에이전트 운영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케스트레이션(여러 컴퓨팅 자원을 통합 관리·조정하는 기술)에서 출발한 래블업이 이젠 하드웨어와 모델, 애플리케이션 등 위아래 기술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모델 기업도 인접 영역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는 "처음 시작한 레이어에서 장。을 찾으면서 인접한 레이어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다들 확장하고 있다고 본다"며 "모델을 만드는 입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사용자의 대규모 피드백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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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모델을 공급하던 업스테이지의 경우 대규모 이용자 반응이나 A/B 테스트(이용자를 나눠 서로 다른 방식을 적용한 뒤 결과를 비교하는 실험)를 통해 모델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스테이지는 모델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서빙 등 하위 영역까지 기술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이용자가 모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하는 동시에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성능까지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부터 인프라까지 연결된 실제 사용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는 셈이다.
모델 최적화 기업도 마찬가지다. 김태호 노타AI CTO는 "세상이 워낙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보니 굉장히 다변화하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내부적·외부적인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타AI 역시 모델 최적화에서 출발해 서빙과 커널(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핵심 프로그램) 등 인접 영역으로 기술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각 영역의 기업들이 서로의 영역으로 움직이는 배경에는 AI 서비스의 성능과 비용이 하나의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이활석 CTO는 "애플리케이션 레벨의 정보가 칩까지 흘러가줘야 경쟁력이 생길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실제 트래픽과 모델 구조, 서빙 방식, 가속기 특성까지 함께 파악해야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들이 자신의 핵심 영역만 들여다보기 어려운 구조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김준기 CTO는 "처음에는 특정 하나의 주제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그 위아래의 일부를 다 커버하게 된다"며 "적응력을 갖기 위해서는 위아래 레이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야 하고, 그것이 핵심 매출 수단이 아니더라도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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